UI/UX는 책으로만 배우면 추상적인 개념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처음엔 “UI는 버튼 모양, UX는 사용자 경험” 정도로만 생각했죠.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하면서 깨달은 건, UI/UX는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라 구체적인 협업 언어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전공자 기획자인 제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알게 된 UI/UX 이해법 7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예쁘다고 좋은 게 아니라, 헷갈리지 않는 게 좋은 UI
한 번은 신규 가입 화면을 만들 때 디자이너가 멋진 애니메이션을 넣어주셨습니다. 그런데 QA 단계에서 “이 버튼 눌러도 진행되는 거 맞아요?”라는 질문이 계속 나왔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UI의 기준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명확성이라는 것을. 결국 애니메이션을 줄이고, 버튼 색과 문구를 단순하게 바꿨더니 혼란이 사라졌습니다.
즉, UI를 평가할 때 “예쁘다”보다 “헷갈리지 않는다”가 훨씬 중요한 기준이라는 걸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2) UX는 ‘느낌’이 아니라 ‘경로’다
저는 처음에 UX를 감성적인 ‘느낌’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용자가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경로와 장애물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UX더군요. 예를 들어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까지 가는 과정”이 UX입니다. 중간에 팝업이 많이 뜨거나, 결제 버튼이 스크롤 아래 숨어 있으면 경험이 나빠지죠.
그 뒤로 저는 사용자 플로우를 그릴 때 항상 “여기서 막힐 포인트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붙입니다. 결국 UX는 ‘길을 매끄럽게 닦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3) 용어 통일이 UX의 절반
의외로 많은 혼란이 용어 불일치에서 생깁니다. 어떤 화면은 ‘로그인’, 다른 화면은 ‘Sign in’, 또 다른 곳은 ‘접속하기’라고 되어 있었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기능인데 매번 다른 단어가 나오니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저는 프로젝트 초반에 “공통 용어집”을 만듭니다. 로그인/회원가입/계정/프로필 같은 단어를 미리 정의하고, 피그마·기획서·개발자 주석에 똑같이 반영합니다. 작은 노력이지만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4) 사용자 테스트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UI/UX 관련 책에서 말하는 사용자 테스트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팀 동료나 지인에게 5분만 보여줘도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신규 가입 절차를 만들고 팀 동료에게 보여줬는데, 의외로 “이 단계는 꼭 필요한가요?”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한마디 덕분에 불필요한 단계를 빼고 전환율이 올랐습니다.
즉, 완벽한 랩 환경보다 “짧고 가벼운 테스트”가 훨씬 실효성이 크다는 걸 배웠습니다.
5) 좋은 UX는 데이터로 증명된다
처음에는 UX 개선 아이디어를 내면 “느낌상 이게 좋을 것 같다”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벤트 트래킹을 붙여서, 예를 들어 “버튼 위치를 바꾼 뒤 클릭률이 20% 상승했다”라는 데이터를 보여줬습니다. 그제야 팀원들도 UX 개선의 가치를 인정하더군요.
결국 좋은 UX는 감각이 아니라 데이터로 증명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6) 완벽한 UX는 없다, 계속 다듬는 것뿐
UX 개선은 끝이 없다는 걸 현장에서 배웠습니다. 어떤 화면을 다듬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로운 문제나 요구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결제 플로우를 최적화해도, 프로모션 방식이 바뀌면 UX도 다시 수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완벽한 UX를 만들겠다”보다 “지속적으로 다듬겠다”라는 마음으로 접근합니다.
7) UX는 결국 ‘배려’의 다른 이름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건 UX는 결국 사용자에 대한 배려라는 점입니다. 불필요한 클릭을 줄여주는 것, 에러 메시지를 친절하게 써주는 것, 버튼을 누를 때 안심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주는 것. 모두 작은 배려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배려가 쌓일수록, 사용자는 서비스를 더 신뢰하게 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비전공자라서 UI/UX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핵심은 사용자를 이해하려는 태도였습니다. 용어를 통일하고, 작은 테스트를 해보고,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UI/UX는 어느새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무 도구가 되었습니다. 저처럼 현장에서 배우는 기획자분들께 이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